Page 87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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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사진 3】 자가용
사륜구동 포터와
개도 두 마리 있습
니다. 토종 진돗개
와 시베리아견인 라
이카로 두 마리 다
중형견입니다. 멧돼
지들이 날뛰는 바람
에 어쩔 수 없이 기 사진 4. 푸른 바람이 이는 암자 터.
르는 개입니다. 야
생은 살기에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저녁엔 주로 뭐하고 지내느냐?”고 물어봅니다. 밤에는 심심하다고 합
니다. 일찍 자거나 아니면 TV로 자연인, 등산, 바둑, 여행 프로그램을 보
기도 합니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기도 하
고, 밭일도 합니다. 한눈에 봐도 혼자서 경작하기에는 벅찬 면적입니다.
그는 여기에 온갖 재래종 과실수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갈아놓은
곳에는 주로 산초를 재배하려 합니다. 산초 기름은 참기름보다 훨씬 비
쌉니다.
이곳 말고 스님이 살던 진짜 암자는 따로 있습니다. 그럼 그곳을 한 번
보자고 하니 그 암자는 허물어 버렸다며 산모롱이를 돌아 빈터로 안내합
니다. 등산객들이 버려진 집인 줄 알고 들어와 불을 피우는 바람에 불이 날
까봐 허물어 버린 것입니다. 허문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아직 풀도 제대
로 자라지 않았습니다. 【사진 4】 나는 이곳에서도 마치 수행하던 옛 스님을
만난 듯 한 줄기 푸른 바람이 뺨에 닿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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