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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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들입니다. 지금은 7,000
                                                  평이 좀 넘는 땅이 그의 소유
                                                  입니다. 【사진 2】

                                                    나는  그가  쭈글쭈글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인적
                                                  없는 풍경 속에서 한 줄기
                                                  푸른  바람처럼  살아가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
       사진 2. 쓸모없는 밭뙈기와 전경.
                                                  습니다. 깊은 산속에서 바
          람 소리를 들으면 누구나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람 소리 속
          에는 천 년이라는 세월을 건너 한 선승禪僧이 우리에게 말하는 목소리도 들

          려옵니다.



            송죽에 부는 맑은 바람



           오조법연(1024?~1104)은 수행과 문학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낸 천재입니

          다. 천재란 내적 영성의 영감을 부여받은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선방에서
          도 널리 행해지는 조주의 무자無字 화두를 수행의 근본으로 삼은 최초의 인
          물이 바로 법연입니다. 법연의 오도송悟道頌입니다.




              저 산기슭에 있는 한 뙈기 쓸모없는 밭에 대해
              두 손 모으고 은근하게 할아버지께 물었더니
              그 밭을 몇 번이고 팔았다가 다시 산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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