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22년 4월호 Vol.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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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8호 | 거연심우소요 居然尋牛逍遙 18 |    강원도 양양 낙산사洛山寺에서 횡
            선림원지 ①
                                         성 쪽을 향하여 내륙으로 들어가다
                                         보면 미천골米川谷로 접어든다. 이 길

                                         을 따라 미천골 자연휴양림 방향으
         남종선의 초전지로                       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고요 속에

         추정되는 폐사지                        잠긴 깊은 골짜기에 크고 작은 바위
                                         들이 풍경을 만들고, 계곡을 따라 맑

                                         은 벽계수碧溪水가 흐른다. 【사진 1】
         정종섭


                                           억성사로 추정되는 선림원지



                                           이 깊은 산중 계곡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노라면 왼쪽으로 당대 납자들
                                         의 최대 수행처였던 선림원지禪林院
                                         址를 만난다. 호젓한 겨울에 이 길을

                                         걷노라면  속세와는  완전히  단절된

                                         느낌이 들고, 깊은 산중에 홀로 선 자
                                         신만을  확인하게  된다.  백설白雪이

                                         분분紛紛하게 내리는 적막강산寂寞江
                                         山에 홀로 선 자기를 보면 더 좋으리

                                         라.  어쩌면  눈을  뚫고  나온  한매寒
                                         梅를 만날지도 모른다.
           정종섭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전 서울
           대 법과대학 학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양쪽으로 높은 산들이 겹겹이 있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원장. 『헌법학 원
           론』 등 논저 다수.                   고 계곡은 길고 깊다. 아마도 그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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