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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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9호 | 풀어쓴 『선문정로』 4     『정독 선문정로』를 통해 성철스님

                                         의 법을 처음 접한 한 지인이 이런 말
                                         을 했다. “성철선의 길은 너무 높고

                                         멀어 일반인이 도달할 수 있는 차원
          견성즉불의                          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행노선[直路]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수행

          휴게소를 세우지 말라                    을 좀 해봤다는 사람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화두가 또렷하게 흩어

                                         지지 않아 뭔가 되는가 싶다가도 여
          강경구
                                         지없이 혼침과 산란에 유린되곤 하
          동의대 중국어학과 교수
                                         는 것이 나의 현재인데 스님은 오매

                                         일여도 아직 아니라고 한다. 무심을

                                         체험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불쑥
                                         미워하고 애착하는 마음이 불길처럼
                                         일어나곤 하는 것이 나의 상황인데

                                         스님은 최종 미세망상의 소멸을 강

                                         조한다. 경전을 보거나 선지식의 설
                                         법을 들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알겠고, 그런 소리쯤은 나도 얼마든

                                         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강경구   현재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일상의 삶에서는 여지없이 중생인데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도서관장을 맡
           고 있다. 교수로서 강의와 연구에 최대         10지와 등각을 넘어서라고 한다. ‘더
           한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수행자로          쉽고 빠른 길은 없는지’ 두리번거리
           서의 본분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는 일이 일어나는 것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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