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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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설악산은 선의 성지이기도 하다.
               고우스님은 첫 안거를 묘관음사에서 정진
             하고 1966년 봄에 설악산 구경을 갔다가 백

             담사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면서 청량한 설

             악산 기운에 매료되어 더 좋아하게 되었다.
             고우스님은 도반들과 오세암을 복원해서 선
             원을 세우려 했지만 시절인연이 되지 않았

             다. 그 뒤에 직지사 사미계 수계 도반인 도                 사진 2.  제주도에 선풍을 진작한
                                                           원명선원 대효스님.
             윤(1931~2018)스님이 설악산을 자주 오가며
             오세암과 봉정암을 복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설악
             산으로 갔다.

               설악산 봉정암은 삼국시대인 643년 신라의 자장(590~658) 율사가 당나

             라에 유학하고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와서 5대 적멸보궁을 조성하였
             는데, 그중 가장 높은 곳에 자연풍광이 수려한 천혜의 도량이다. 봉정암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이래로 우리나라 최고의 기도 도량으로 수많은 불

             자들의 참배 기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1950년 한국전쟁 때 진신사리를

             모신 탑만 남고 전각은 전소되고 말았다.
               도윤스님은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오세암에 초막을 짓고 낮에는 산에서
             약초를 캐고 농사도 짓고 밤에는 참선하는 주경야선晝耕夜禪을 하며 오세

             암과 봉정암 복원 불사를 시작했다. 또 백담사 주지를 맡았을 때에는 설악

             산 골짜기의 화전민들과도 잘 어울렸고, 그분들의 어려운 처지를 살피고
             여러 모로 도와주었는데 그것이 불사에 큰 힘이 되었다.
               고우스님이 도윤스님을 찾아 봉정암에 갔을 때 도윤스님은 전쟁 때 설

             악산 일대에서 죽은 군인들의 유해 수백 구를 화전민들과 수습하여 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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