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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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1967년 성철스님과 해인사 결재대중.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고암스님, 영암스님, 성철스님, 지월
스님.
고 있느냐고 힐난한 것인데, 성철스님은 나는 아무리 책을 많이 봐도 거기
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동갑의 향곡 조실스님과 성철 방장스님
의 살아 있는 문답이었다. 두 분의 그런 모습에 고우스님은 감동했다. 그
래서 그해 겨울인 1967년 동안거는 성철스님이 방장인 해인총림 선원에서
지내기로 결심하고 방부를 들이고 김장까지 하면서 안거를 준비하였다.
그땐 몰랐지만, 훗날 고우스님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성철스님의 『백일
법문』은 인류 최고의 불교입문서”라고 상찬한 전설의 ‘백일법문’이 설해진
그 해인총림 첫 동안거를 스님은 김장까지 하고서도 결국은 동참하지 못
하고 말았다. 아직 성철스님과 만날 시절인연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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