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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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상아를 가진 눈부시게 흰 코끼리 한 마리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왕비
          의 옆구리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이 장면을 나타낸 벽화가
          ‘도솔래의상’이다(사진 1).




            2. 비람강생상
           꿈에서 깬 왕비는 정반왕에게 이야기한다. 정반왕은 “그 꿈이 보통 꿈
          은 아닌 것 같으니 꿈을 풀어 주는 사람의 말을 한번 들어 봅시다.” 하며

          다음날 유명한 점술가들을 불러 왕비의 꿈을 풀어 달라고 부탁한다. 점술

          가들은 “왕자님을 낳으실 꿈입니다. 태어날 아기는 전륜성왕轉輪聖王(고대
          인도의 상징적 제왕)이 되거나 만약 출가한다면 붓다가 될 길한 꿈”이라고 해
          몽하였다.

           마야 왕비의 꿈이 자신의 뒤를 이어 줄 왕자의 잉태를 알리는 좋은 징조

          라는 말을 들은 정반왕의 기쁨은 더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도솔래의상 벽화에 이어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벽화를 보도록 하자.
           열 달이 지나 만삭이 된 마야 왕비는 당시 인도의 풍습에 따라 해산을 하

          기 위해 친정인 데바다하Devadaha로 가고자 정반왕에게 청하였다. 왕은 이

          를 쾌히 승낙하고서 데바다하로 가는 길을 고치고 장식을 한 후 왕비를 황
          금수레에 태워 많은 대신들을 딸려 보냈다.
           이에 대한 『본생경』의 내용을 보면, 카필라성과 데바다하의 중간에 룸비

          니Rumbini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동산이 있었다. 이 동산에는 무우수無憂樹

          나무가 우거져 있었고 아름다운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룸비니 동산
          은 전체가 마치 제석천의 유원지인 칫타라 동산의 잔치마당같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룸비니 동산을 지나던 왕비는 동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끌리어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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