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고경 - 2022년 5월호 Vol.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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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와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도다.
삼계가 모두 고통에 헤매이니 내 이를 편안케 하리라.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렇게 탄생게를 마치자 꽃비를 내리던 하늘에서는 천인天人들이 아름
다운 목소리로 태자의 탄생을 노래하였다. 왕은 태자의 이름을 싯다르타
라고 지었다. 성姓은 가우타마Gautoma였고 싯다르타Siddārtha는 ‘모든 일
이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팔상탱화와 달리 팔상도 벽화는 위와 같은 내용을 모두 그리기보다는 이
렇게 그 일부를 그려서 전체를 함축한다.
3. 빈녀의 등불
이와 함께 사월초파일 관련하여 부처님의 탄생에 얽힌 벽화도 있지만 연
등燃燈을 밝히는 것과 관련된 벽화도 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가난
한 여인의 등불 공양」(사진 3)을 다룬 벽화이다. 이 벽화는 우리가 찾는 사
찰 안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므로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보면서
불전에 올리는 우리의 등공양이 청정공양이 되도록 하기 위한 가르침으로
음미해 볼 만하다.
즉, 코살라국의 프라세나짓왕이 부처님과 승단을 위해서 큰 연등법회를
열었을 때의 일이다. 프라세나짓왕은 슈라바스티성의 기원정사에서 안거
에 드시는 석 달 동안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옷과 음식과 침구와 약을 공양
하였고, 안거가 끝나는 날에는 수많은 등불을 켜서 연등회를 베풀고자 하
였다. 그래서 슈라바스티성은 물론 코살라국이 축제를 맞은 듯이 북적거
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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