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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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일에 대해 귀띔을 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들은 백련암에
                  서 늘 해 오던 대로 함께 기도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씩

                  여러 번 기도를 올렸고, 상좌스님들도 열심히 기도에 동참해 주셨

                  습니다. 그리고 상좌스님들께서는 은사스님의 조속한 완쾌를 기원
                  하며 5~6번 바닷가로 겁외사 경호강으로 방생을 다녀와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신도님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이 미안하고 소납
             을 위해 기도에 동참해 주신 것이 감사하여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중생들의 고통을 대신하여 무한한 자비심으로 나투신

             다더니 저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보살님들의 얼굴에서 환하게 빛이 나

             는 듯하였습니다.


                  “보살님, 이번에 저도 병원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동안은 ‘내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별로 한 적이 없습니다. 힘들

                  고 지쳐도 하룻밤 자고 나면 거뜬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나의 없
                  음에 대한 고민을 한 적 없는 어리석음’을 통감하며 반성하고 또 반
                  성했습니다. 하여 차후를 후회 없이 정리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원기를 점차 회복하고 있는데 맏상좌 일봉스님이 찾아왔습니다.


                  “스님, 이번에 은사스님께서 한마디 말씀도 없이 갑자기 사라지시

                  니 저야말로 앞이 캄캄했습니다. 최근에 해인사 선원에 들어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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