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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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회와 난조분유의 불서 교류
난조분유는 일본 승려로서 런던 옥스퍼드 대학에서 인도학자이자 종교
학자인 막스 뮐러Max Müller(1823~1900)에게 범어와 불교를 학습하고 있었
다. 양문회는 난조분유와의 첫 만남에서 자신이 간행한 『대승기신론』을 선
물하고 『기신론』 덕분에 불법에 귀의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때 『기
신론』의 산스크리트본이 존재하는지도 난조분유에게 묻는다. 실제 양문회
는 유럽으로 오기 전인 1877년에 장사각경처에서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를 간행했다. 이 책은 진제가 번역한 원문에 현수법장, 규봉 종밀, 운서 주굉
의 주석과 양문회 자신이 찬술한 과문科文과 법수法數를 함께 편찬한 것이다
(사진 2). 이 주석서가 난조분유에게 선물한 책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당시
『기신론』 주석서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그가 간행한 책인 것은 분명하다.
난조분유는 양문회의 독실한 신앙과 중국 불교 개혁에 대한 포부에 감
동하여 교류를 시작하였다. 1882년 유럽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양문회는
1885년부터 당시 일본에 있
던 난조분유와 편지 교류를
시작했다. 편지 왕래는 1909
년까지 30여 년간 지속된다.
실제 양문회가 난조분유에
게 보낸 편지 28편이 그가
편찬한 『양인산거사유저楊仁
山居士遺著』 제10책 「등부등
관잡록等不等觀雜錄」 권7, 8
에 수록되어 있다(사진 3). 양 사진 3. 『양인산거사유저』, 「등부등관잡록」 권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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