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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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0호 | 거연심우소요 居然尋牛逍遙 20 |    추운 겨울 내내 얼어 있던 계곡에
            태자사지 ①
                                         얼음이 풀리며 물소리가 나기 시작
                                         하고, 아직은 연초록 새잎들이 나오

                                         기 전에 산은 옅은 보랏빛 자운紫雲으
         마의태자의 전설이                       로 아스름하게 감싸인다. 물론 겨울

         깃든 태자산 태자사                      을 이겨낸 매화가 먼저 봄이 오는 것
                                         을 알리기도 하지만 대지를 둘러싸

                                         고 있는 산들에 보랏빛 기운이 감돌
         정종섭
                                         면 멀리서부터 봄의 생명소리가 들
                                         려온다.



                                             대현들의 발자취가 서린

                                           청량산


                                           경북  북부지역  청량동淸凉洞에서

                                         들어가는 청량산淸凉山의 모습도 그

                                         렇다. 청량산이라고 하면 소금강小金
                                         剛이라고 불리기도 한 산인데, 신라
                                         시대 이래 원효元曉(617~686) 대사와

                                         의상義湘(625~702) 대사와 관련한 사

                                         찰이 여럿 있었고, 최치원 선생이 글
                                         을  읽고  바둑을  즐기곤  했던  치원
           정종섭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전 서울
           대 법과대학 학장, 전 행정자치부 장관,
                                         암致遠庵, 풍혈대風穴臺 등이 있었으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원장. 『헌법학 원
           론』 등 논저 다수.                   며, 조선시대에는 농암聾巖 이현보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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