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22년 6월호 Vol.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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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적인 완성이
다.”
7)
몽테뉴의 기준으
로 보더라도 습득은
절간에서 청소나 잔
심부름을 하는 바보
가 아니라 어엿한 한
사진 5. 바위 사잇길.
사람의 선사禪師였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쾌활하게 누리며 살아간 선사
입니다. 딱딱하고 현학적인 선사가 아니라 유쾌한 농담과 즐거운 춤, 아름
다운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삶을 한산과 습득은 펼쳐보였습니다.
바닷가에는 해당화가 붉게 피어 있습니다. 저 선명한 붉은 색은 마치 붉
은 신호등처럼 우리를 멈춰 서게 합니다. 꼭 한 시간을 걸었습니다. 초여
름 햇볕에 땀은 흐르지만 마음만은 상쾌합니다.
우리는 한나절 동안 걸으면서 길들을 살아나게 하고, 자잘한 세부사항
을 추억의 노트에 채워 넣었습니다.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혼잣말
을 하거나 가끔 먼 바다를 바라보면서 우리들 마음속에 있지만 가 닿을 수
없었던 삶의 비의秘義를 생각해 보는 하루였습니다.
7) 미셸 드 몽테뉴, 『수상록』, 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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