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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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하고는 자기의 큰 집을 절
             로 만들고 혜림사蕙林寺라 했습
             니다.

               그런데 그곳에 원관이라는 스

             님이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고
             승전高僧傳』이나  『신승전神僧傳』
             에는 ‘원관’으로 기록되어 있고,

             다른  곳에서는  더러  ‘원택圓澤’

             이라고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사진 2. 남악혜사南嶽慧思 선사.
             보통 흔히 볼 수 있는 스님으로
             마음 씀씀이가 퍽 좋았습니다.

               한번은 원관스님과 이원 두 사람이 아미산峨眉山의 천축사 구경을 갔습

             니다. 구경하는 도중에 어느 지방의 길가에서 한 여인을 보고 원관스님이
             “내가 저 여자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 태어난 지 사흘 후에 찾아오면 당신
             을 보고 웃을 테니 그러면 내가 확실한 줄 아시오. 그리고 열두 해가 지난

             뒤 천축사天竺寺로 찾아오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미산으로 가

             다가 이렇게 말하고 그는 길가에 앉아 죽어 버렸습니다. 원관스님의 이야
             기가 너무 이상해서 이원이 스님의 말대로 수소문해서 여인의 집을 찾아
             가 보니 사흘 전에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원이 아이를 보자 그

             아이는 이원을 보고 웃는 것이었습니다. 이원이 이로써 그 아이가 원관스

             님의 환생인 줄 확실히 알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니, 집안사람들이 스님께
             서 가시면서 이번에 가면 안 온다고 말씀하시고, 어느 곳의 누구 집에 태
             어날 것이라고 모두 말씀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뒤 팔월 추석날 이원은 전당錢塘 천축사로 찾아갔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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