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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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1. 『훈민정음 언해본』 복원작업. 사진 12. 섬세하게 새겨진 글자들.
도 생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르는 나무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 판별을 할
지가 궁금해졌다.
“어떤 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 첫 번째는 육안으로 살펴봅니다. 그 다
음 나무결을 보고, 냄새를 맡아 봅니다. 그리고 맛을 봅니다. 물론 나
무 특유의 향도 있지만 나무에 따라서 맛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나무의 맛을 보다니 역시 각 분야의 장인은 자신만
의 노하우가 있었다. 목판에는 단단하며 결이 곧고 눈매가 작은 나무를 사
용해야 하고, 현판에는 잘 갈라지지 않고 틀어지지 않는 나무를 골라야 한
다. 자리를 옮긴 나무보다는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자란 나무가 좋다.
옮겨 심은 나무는 틀어지기 쉽고, 울창한 나무숲에서 한 자리를 오래 지켜
자란 나무는 나무결이 곧고 고와서 각자하기 좋다고 한다.
수많은 나무 중에서 각자 하기 가장 좋은 나무는 무엇일까? 각자장은 돌
배나무도 좋고 산벚나무도 좋다고 하였다. 이들 나무는 내구성이 좋고 견
고하며 물이나 습기에 매우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 오랜 시간을 견
디어 온 팔만대장경의 70% 이상이 산벚나무로 되어 있다고 한다.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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