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고경 - 2022년 7월호 Vo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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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 30cm×42cm, 해남석, 2013.
제작 과정에 있어서 공간空間의 경영經營, 붓질의 완급緩急과 경중輕重, 선
질線質의 윤갈潤渴 등을 찰나의 순간에 펼쳐놓는 행위는 작품에 존재하는
격格과 마음에 품고 있는 대 만족감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方便들이나 잘
되고 잘 되지 않음을 던져버린 불계공졸不計工拙의 경지가 멀기만 합니다.
이에 저는 『신심명』에 나오는 “꿈속 허깨비와 허공의 꽃을 어찌 애써 잡
으려 하는가. 얻고 잃고 옳고 그릇됨을 일시에 놓아 버릴지니라.”라는 승
찬스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또한 실천하지 못
함이 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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