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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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에 최씨 정권과 유대를 가지게 된 요세는 1245년(고종 32) 4월에 천
             인天因( 1205~1248)에게 주법을 계승시키고, 원효의 ‘징성가澄性歌’를 계속
             며칠간 부른 뒤 입적하였다. 향년은 83세이고 승랍은 70이었는데, 고종이

             유사에 명하여 원묘국사圓妙國師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명을 중진中眞이라

             하였다. 요세를 계승한 그의 문도들로서 대표적인 인물로는 천인, 천책天
             頙(1206∼?)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지눌을 계승한 혜심과 마찬가지로 지
             방사회의 독서층 출신들로서 과거에 합격하여 세속적인 출세의 길이 열려

             있던 인물들이었다. 요컨대 백련결사는 불교의 실천성을 강조함으로써 불

             교계의 세속화와 사회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백련결사의 사상적 경
             향은 서민 대중의 지지를 획득함으로써 몽고 침입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
             복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팔국사와 팔대사의 생애 기술


               한편 조선의 만덕사 입장에서는 고려시대 백련결사가 우리나라 불교사

             에서 그 역사적 위상을 지니고 있으며, 만덕사의 불교사적 가치를 강조하

             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6권 가운데 권1부터 권3은 고려시대 백련결사를 결
             성한 요세부터 무외국사無畏國師까지 백련결사를 계승했던 8국사國師의 생
             애를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권1은 먼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강진 만덕사에 이르기까지의 지형과

             산세를 정리하였고, 만덕사의 창건을 고증을 통해 바로잡기도 하였다. 아
             울러 8국사 가운데 제1 원묘국사圓妙國師, 제2 정명국사靜明國師, 제3 원환
             국사圓睆國師의 생애를 비문의 내용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는데, 찬자들은

             『신증동국여지승람』·『동문선』이나 교서敎書 등을 기초로 면밀한 고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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