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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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존재입니다. 마음속 수다도 모두
‘나’와 관련된 생각들입니다. 이는 자연 선택이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이
익에 집중하도록 뇌를 설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
니다.
무아無我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태국의 승려 아잔 차
(1918~1992)는 무아를 단지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면 머리가 터질지도 모른
다고 했습니다. 무아는 범부의 영역이 아닙니다. 다만 ‘나’를 없애거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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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잊는 것은 어렵지만 ‘나’를 적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보다 더 많이 생
각하는 것은 범부에게도 가능한 일입니다.
여러 깨달은 사람의 말에 따르면,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다
른 사람의 행복을 우리 자신의 행복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몸이 아
플 때, 그렇게 아픈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면 공포와 두려움은 작아집니
7)
다.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면 ‘나’는 그만큼 더 작아 보입니다.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게 되면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나’에 대해서 조금 적게 생각하면서 산길을 내려오노라면 시냇물은 소
리 내어 흐르고, 새들은 숲속에서 노래하며 뺨에 닿는 바람은 우리들 마음
을 깨끗하게 씻어 줍니다.
6) 로버트 라이트, 『불교는 왜 진실인가』, 마음친구, 2019.
7) 사쿙 미팜, 『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대하여』, 판미동,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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