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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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 공해 「풍신첩」.
서로 비교하며 음미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리고 오늘에 와서 보면 신라와
고려의 명필들의 글씨는 비석에만 남아 있는 데 반하여 일본에는 이런 명필
들의 친필본이 많이 남아 국보로 보존되고 있는 것도 서로 비교가 된다.
무엇을 위하여 그 길을?
신라의 고승들을 찾아보면 그 시절 역사와 그 삶의 조각들만 석비 등에
남아 우리에게 전해 준다. 낭공대사탑비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고 그것
이 원래 있었던 태자사를 찾아가 보면서, 내 머릿속에 맴도는 물음은 여전
히 ‘그들은 무엇을 찾아 그러한 삶을 살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들은 조실부모早失父母했거나 집도 없거나 먹을 것이 없거나 하여 속
세를 떠난 것이 아니다. 인생이 허무하다고 생각하여 세속의 연을 끊은 것
도 아니다. 예컨대 신라에서는 대부분의 고승들이 진골 출신이거나 육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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