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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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 소야도풍 「병풍토대屛風土代」.
품 출신이었고, 왕족 출신인 경우도 있었다.
이 땅에 여러 종족들이 들어와 살고 작은 소읍小邑을 이루기도 하고 서
로 싸워 좀 더 큰 나라를 만들기도 하면서 살았지만, 인간이 그냥 막 살 수
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들이 모여 국가를 세우고 권력을 쥔 자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부리고 있지만, 과연 이 세상에 태어나 살고 있는 인간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이런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 만일 다음 세상이 있다면 거기서도 인간이 인간답게 행복하
게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인간의 문제가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하여 그들
은 길을 찾아 나섰다고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 걸고 파미르고원을 넘었을 리도 없고 물 한 방울 없
는 열사의 사막을 걷다가 죽었을 리도 만무할 것이리라. 인간 역사에서 어
느 시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보통 사람은 현실에 처한 삶이 내 운명이거
니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깨인 인간이라면 그것이 아니라 인
간이 행복하게 사는 이상사회가 있을지 모르고, 인간이 이런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이를 찾아 탐구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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