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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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대사의 속성은 하何씨인데, 어느 때는 몸을 크게도 나투고 어느
때는 작게도 나투고 또는 십일면 관세음보살十一面觀世音菩薩의 얼굴로도
나투고 하여 그 기이한 행동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스님께서 710년 3월 2일에 돌아가시자 중종이 장안 근처의 절에다 그
육신을 모셔두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큰 바람이 일며 시체 썩는
냄새가 온 도성 안을 덮어서 사람들이 코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중종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신하들에게 그 연유를 물으니, “대사가 본래 사주泗洲
보광왕사普光王寺에 많이 계셨는데 죽은 육신도 그리로 가고 싶은 모양입
니다.” 라고 신하들이 황제께 아뢰었습니다.
그래서 중종은 향을 피우고 마음으로 축원하기를, “대사의 육신을 보광
왕사로 모시겠습니다.” 하자, 잠깐 사이에 온 장안에 향기가 진동하였습
니다.
그 해 오월 보광왕사에 탑을 세우고 대사의 육신을 모시니, 그뒤로 탑
위에 자주 나타나서 일반 사람들에게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그
탑에 와서 소원성취를 빌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탑 위에 모습을 나타내
곤 하였는데, 그 얼굴이 웃음을 띄고 자비로우면 소원성취하고 찡그리면
소원성취하지 못하는 등 신기한 일이 많아서 세상에서 부르기를 사주대
성泗洲大聖이라 하였습니다.
또 779년 7월에는 궁중에 나타나서 그때에 천자로 있던 대종代宗에게
법문을 하였습니다. 이 일로 대종이 크게 감격하여 그 화상畵像을 그려 궁
중에 모셔 놓고 항상 예배하였습니다.
822년에는 큰 화재가 나서 대사의 탑이 다 타 버렸습니다. 그러나 대사
의 육신은 조금도 상함이 없고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869년, 나라 안에 큰 난리가 났을 때에 도적들이 사주泗洲로 쳐들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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