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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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살벌하였습니다.
다음 날 북문 밖에는 과연 보화스님이 관을 메고 나타났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보화스님이 관 위에 묵묵히 앉아 있는데 마침 한 길
손이 지나가므로 그에게 부탁하기를 “내가 이 관 안에 들어가 눕거든 관
뚜껑을 닫고 못질을 해달라.” 고 하고는, 그 관 속에 들어가 누우며 관 뚜
껑을 닫으므로 그 길손이 못질을 하고 떠나갔습니다. 길손이 성중에 들어
가 그 이야기를 하니 진주성 사람들이 놀라며 북문 밖으로 보화스님이 계
시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가서 못질한 관 뚜껑을 열고 보니 그 속에 있
어야 할 보화스님은 온 데 간 데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있는데 그때 마침 공중에서 은은히 요령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들은 그 요령 소리가 나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수없이
절을 하며 보화스님의 법력을 알아보지 못한 데에 대해 통탄하였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보화스님이 보인 전신탈거全身脫去의 이적입니다. 이 사
실은 선종 어록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임제록』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
니다.
- 『영원한 자유』(2014), ‘제5편 영원한 자유인’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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