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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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산등성이의 미분리 석불.
여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류의 역사에서 동서의 교류선인 고대 실크로드에서는 인도에서 생겨
난 힌두교, 자이나교, 불교와 페르시아에서 생겨난 조로아스트교, 마니교,
그리고 서방에서 생겨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백가쟁명으로 동서
로 횡행했다. 때로는 서로를 배척하는 치열한 경쟁도 했는데, 이러한 과정
에서 각 종교들과 지역 신앙들은 서로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1세기경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는 우의적인 경전을 가지고 기도와 명상을 통하
여 마음의 평정을 얻어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피타고라스Pythagoras(BC
570~BC 495 추정)를 신봉하는 테라페우타이(Therapeutai, Therapeutae)라는
불교와 유사한 유대종파도 있었다.
아무튼 역사에서는 기존 종교를 뒤엎으려고 하는 사람은 자신이 메시아
라고 하거나 재림예수라고 칭하기도 했고, 세속 정치에서 등장한 독재자들
은 구세주의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으며, 온갖 사교邪敎들에서도 교주를 구
세주로 옹립하기도 했다. 찬란하던 통일신라가 무너져 가던 시대에 등장한
세달사世達寺 승려 출신의 경주 사람 궁예弓裔(?~918)나 신라 변방의 비장裨
將 출신인 견훤甄萱(867~936)도 모두 자신을 미륵불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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