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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륵상생경소彌勒上生經疏』, 『미륵하생경소彌勒下生經疏』, 『미륵경수의술문彌勒
經遂義述文』, 『미륵경술찬彌勒經述贊』 등을 저술하였다. 경덕왕 때의 진표眞表
(?~?)율사는 망신참亡身懺과 점찰법占察法을 통하여 독특한 미륵신앙을 확
립시킨 대종주大宗主였다. 그는 미륵보살과 지장보살을 연결하고 참회와
깨달음을 통하여 새로운 정토를 여는 근본도량으로 금산사金山寺를 창건하
기도 하였다.
통일신라시대 교학불교에서는 미륵정토인 도솔천에 상생上生하기를 기
원하는 상생신앙이 주로 논구되고 전파된 것 같다. 물론 이때는 아직 이 땅
에 선종이 들어오기 전이다. 그 이후 고려시대에는 선종, 법상종, 화엄종
의 활성화로 이런 미륵신앙은 도태되었지만, 민간신앙으로 침윤되어 계속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지명, 산 이름, 절 이름 등에서
미륵, 용화龍華, 도솔兜率과 같은 말이 널리 사용된 것은 이러한 양상을 잘
보여준다.
메시아주의 사고와 역사적 변용
그런데 이런 메시아주의Messiahism의 사고틀은 종교성을 강화하여 주기
도 하지만 세속에서는 혹세무민하는 수단으로 쉽게 동원되는 프레임이기
도 하다. 종교이건 사상이건 민간신앙이건 구세주에 의해 구원을 받는다
는 믿음은 인간의 현실적인 삶에서는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메시아라는 말은 유대교Judaism의 구세주인 ‘메시아Messiah’에서 온 것
이지만, 기독교Christianity의 ‘재림예수(Second Coming Jesus)’, 불교의 미륵
등 모두 ‘구세주 사고’의 틀에서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복을 바라는 인간
에게는 이러한 요소가 없다면 철학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종교로 받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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