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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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뜻이 무엇일까요? 『신심명』의 근본 골수는 크게 쓴 구절 속에
          다 있으므로 이 구절의 뜻만 바로 알면 나머지 구절들은 모두 이 구절의 주
          해일 뿐, 같은 뜻이라는 말입니다. 낭야각 선사가 앞 네 구절만 크게 쓰고

          뒷 구절은 주해로 써서 답장한 이것은 『신심명』에 대한 천고의 명 주해로서,

          참으로 걸작이라는 평을 듣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신심명』을 바로 알려면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
          음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증애심만 떠나면 중도정각中道正覺입니

          다. 대주스님은 『돈오입도요문頓悟入道要文』에서 “증애심이 없으면 두 성품

          이 공하여 자연히 해탈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첫 네 구절이
          『신심명』의 핵심이고 뒷 구절들은 더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실제
          로는 낭야각 선사의 말씀처럼 뒷 구절들은 주해의 뜻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毫釐有差]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지나니[天地懸隔]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취하고 버리는 마음과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
          음만 버리라.”고 하니, “아 그렇구나, 천하에 쉽구나!”라고 생각할는지 모
          르겠지만, 이 뜻을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

          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아주 쉬우면서도 가장 어렵다는 것을 표현

          한 것입니다.
           쉽다는 것은 간택심揀擇心과 증애심憎愛心만 버린다면 중도를 성취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고, 성불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으며, 무상대도를 성

          취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지만, “이 간택심을 버린다, 증애심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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