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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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고요히 생각해야지, 다른 방법이 없다’
고 고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대도大道라는 것은 간택
심揀擇心·증애심憎愛心·순역심順逆心을
버리면 성취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
이므로, 마음을 억지로 고요하게 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분주하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고요히 하면 안 된다고 하니 그러
사진2. 성철스님의 『신심명 증도가 면 분주하게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혹 생각
강설』 표지.
할는지 모르지만, 움직임과 고요함 이 두
가지가 다 병으로서 움직임이 병이라면 고요함도 병이고, 어긋남이 병이
라면 맞음도 병입니다. 왜냐하면 이 모두가 상대적인 변견이기 때문입니
다. 이러한 상대를 버려야 대도에 들어가게 됩니다.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圓同太虛]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거늘[無欠無餘]
“지극한 도는 참으로 원융하고 장애가 없어서,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
다.”고 하였습니다. 즉 융통자재하여 아무런 걸림이 없음을 큰 허공에 비
유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조금도 모자라거나 남음도 없습니다. 지극한 도
란 누가 조금이라도 더 보탤 수 없고 덜어낼 수도 없어 모두가 원만히 갖
추어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바로 깨칠 뿐 증감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
런데 어째서 지극한 도가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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