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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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고 버림으로 말미암아[良由取捨]
그 까닭에 여여하지 못하도다[所以不如]
“지극한 도는 취하려 하고, 변견은 버리려 하는 마음이 큰 병이다.”는 것
입니다. 대중들이 변견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서 나도 할 수 없어서 중도를
많이 얘기하지만, 그 말을 듣고 중도를 취하려 하고 변견을 버리려 하면 이
것이 큰 병이라는 뜻입니다. 혹 변견은 취하고 중도를 버리면 되지 않겠느
냐고 생각하겠지만, 그것도 병은 마찬가지로서 무엇이든지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큰 병입니다.
대도에는 모든 것이 원만구족하여 조금도 모자라고 남는 것이 없지만,
우리가 근본진리를 깨치지 못한 것은 취하고 버리는 마음, 즉 취사심取捨
心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중생을 버리고 부처가 되려는 것도 취사심
이며, 불법을 버리고 세속법을 취하려는 것도 취사심으로서 모든 취하고
버리는 것은 다 병입니다. 때문에 “취사심으로 말미암아 여여한 자성을 깨
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여여한 자성’이란 무상대도를 말합니다. 그
렇다면 취사심을 버리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莫逐有緣]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勿住空忍]
‘있음의 인연[有緣]’이란 세간법과 같은 말로서 인연으로 이루어진 세상
일이라는 뜻입니다. 공의 지혜[空忍]란 곧 출세간법이라는 뜻입니다. 인연
이 있는 세상일도 좇아가지 말고 출세간법에도 머물지 말라는 것이니 두
가지가 다 병이기 때문입니다. 있음[有]에 머물면 이것도 병이고, 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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