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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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두타司馬頭陀라는
승려가 호남으로부터
와서 백장에게 대위산
이라는 명산이 있는데
1,500명이 주석할 수 있
는 커다란 도량을 세울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백장이 자신이 가면 안
사진 3. 복건성 건선사建善寺. 위산영우 선사가 15세에 출가한 사 되겠는가를 묻자 두타
찰이다.
는 백장의 인연처가 아
니라고 하였다. 그에 백장은 문인 가운데 보낼 만한 사람을 선발하라고 하
자 두타는 영우를 선택하였다.
그러자 백장은 밤중에 영우를 불러 “나와 교화의 인연은 여기까지이다.
위산은 뛰어난 경계이니, 마땅히 네가 그곳에 머물면서 나의 종지를 계승
하여 후학들을 널리 제도하라.”라고 부촉하였다. 그러자 제일좌第一座인
화림華林이 그를 듣고는 “제가 상수上首인데, 어찌 영우가 주지住持를 합니
까?”라고 항의했다. 백장은 “만약 대중에게 격을 벗어난[出格] 말 한마디를
내린다면, 마땅히 주지를 시킬 것이다.”라고 하면서 정병淨甁을 가리키면
서, “정병이라고 할 수 없으니, 너는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라고 하였
다. 화림은 “말뚝이라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라고 답하자 백장은 인정하
지 않았다. 이후 영우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자 영우는 바로 발로 차 정병
을 넘어뜨렸다. 백장은 “제일좌가 도리어 산을 뺏겼구나.”라고 하였고,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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