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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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見牛, 마침내 소를 발견하다
견적에 이어 세 번째인 견우 벽화를 역시 곽암 선사의 게송과 그에 대한
해석을 통해 살펴보자.
황앵지상일성성 黃鸎枝上一聲聲
일난풍화안류청 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 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 森森頭角畵難成
노란 꾀꼬리 가지 위에서 지저귀고
햇볕은 따사롭고 바람은 부드러운데 강가 언덕엔 푸른 버들
이곳을 마다하고 어디로 갈거나
늠름한 쇠뿔은 그리기가 어려워라.
지저귀는 꾀꼬리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푸른 버들, 물을 벗 삼는 아리따
운 물새, 모두 법문을 설하고 있지 않은가? 산은 흰 구름을 두르고 물은 달
을 담았으니 하나하나가 소의 오묘한 자태라서 붓으로 표현할 수가 없구나.
견우! 찾아 나섰던 소를 보았다. 즉 진심眞心을 보았다. 그러나 실상은
내가 소를 보았다기보다는 소가 그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고도 할 수 있다.
소가 곧 자신이라 한다면 찾는 자가 바로 찾는 그것이기 때문이다.
상주 자비사 대웅전 벽화로 표현된 견우 (사진 3)는 화사한 채색으로 그려
진 한 폭의 산수화 같다. 화면 좌측 근경에 고삐를 잡은 홍의紅衣의 동자가
우측의 바위 뒤로 반쯤 모습을 드러낸 소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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