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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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니다. 길은 거의 절벽의 능
선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좁고
위험합니다. 사람 하나 겨우 지
나갈 정도의 좁을 암벽길도 몇
군데나 있습니다(사진 3). 바위
사이로 혹은 양쪽 모두 낭떠
러지가 보이는 좁은 길이 이
어집니다. 밧줄도 쳐져 있고,
야자 매트도 깔려 있어 걷기
에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풍벽을 따라 걷노라면 경
사진 3. 암벽길. 치가 좋은 곳에는 조망 데크
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초
원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사라지고 미소가 떠오릅니
다 (사진 4).
호수 밑바닥 땅속에 숨어 있던 잡초가 죽지 않고 살아날 줄 누가 알았겠
어요. 잡초의 씨앗은 물밑 땅속에서 수십 년 동안 싹 틔울 날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하늘의 선물처럼 나타난 이 아름다운 풍경에 깊은 행복감을 느
낍니다. 초원은 인류가 가진 보편적 무의식의 근원이며 치유의 원형 풍경
입니다. 초원 사이로 한줄기 시냇물이 흘러갑니다. 한 번만 보면 평생 잊
을 수 없는 풍경, 말 없는 풍경입니다 (사진 5).
저 아래 초원에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사람이 없다는 것,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았다는 것이 저 초원의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사람 하나 없
는 이 공허한 적막에 우리는 몸과 마음을 모두 잊어버립니다. 이런 풍경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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