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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羊彦機宗이다. 우리 취여선사醉如禪師는 곧 소요의 적손嫡孫이며, 연
사蓮社의 맹주盟主이다. 위로는 소요부터 아래로는 아암兒菴에 이르
기까지는 마침내 8엽葉이 된다. 고려에는 8국사國師가 있고, 본조本
朝에는 8대사大師가 있어 그 숫자가 서로 부합된다. 다만 본조에서
는 불교를 숭상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호號나 고誥를 내리는 영광
이 없었으니 이러한 일은 자리에서 물러나 피한 것과 같다.”
- 『만덕사지』 권4
인용문은 만덕사의 8대사大師가 조선불교의 중흥자인 청허휴정의 제자
들로 당시 불교계를 대표할 만한 인물들이었으며, 이들은 고려 백련결사
의 8국사를 계승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만덕사의 걸출한 승려들이 고
려시대뿐만 아니라 불교가 혹독한 탄압을 받고 있었던 조선시대에도 그 계
통을 이어가고 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만덕사가 한국불교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천명하였다. 찬자들은 조선시대 만덕사의 8대사를 소요逍遙·해
운海運·취여醉如·화악華岳·설봉雪峰·송파松坡·정암晶巖·연파蓮坡 대
사로 설정하였다.
대흥사 12강사와 선교학의 종원
이들은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강사들로 취여·화악·설봉은 대흥사의
12종사이며, 연파대사는 대흥사의 12경사經師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다.
대흥사의 12종사는 청허휴정의 문도로 대흥사가 조선후기 불교계에서 선
교학의 종원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들은 모두 『화엄경』을 수학하고, 그 강회를 개최하여 전국의 치림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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