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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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괴로움이나 면하리라.”라고 한탄하면서 위산을 떠나버렸다. 10)
향엄격죽香嚴擊竹, 조사선과 여래선
그 이후 지한은 남양南陽에 이르러서 혜충국사의 고찰을 참배하여 그곳
에 머물렀다. 그 당시에 깨달음의 기연이 발생하는데 『경덕전등록』의 전기
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어느 날 산에서 잡초를 베다가 기와를 던진 것이 대나무에 부딪쳐
소리가 나는 찰나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확연히 깨
달았다. 급히 돌아와서 목욕하고 향을 피우면서 멀리 위산을 향해
절을 하며 찬탄했다. “화상의 대비하신 은혜는 부모의 은혜보다 높
습니다. 그 당시에 만일 저에게 설명하셨다면, 어찌 오늘의 일이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게송 하나를 지었다.
“한 번 부딪침에 알음알이를 잊어버리고, 다시 수지修持함을 빌리
지 않네. 움직임에 옛사람의 길을 내세우며, 근심스러운 근기根
機에 떨어지지 않도다. 곳곳에 종적은 없으나, 성색聲色은 밖으로
위의威儀를 갖추고 있네. 제방의 도道에 통달한 사람들은 모두 상
상기上上機를 말하는구나.”
11)
10) [宋]道原纂, 『景德傳燈錄』 卷9(大正藏51, 284a), “遍檢所集諸方語句無一言可將酬對. 乃自歎曰: 畫餅不
可充飢. 於是盡焚之曰: 此生不學佛法也, 且作箇長行粥飯僧免役心神. 遂泣辭潙山而去.”
11) 앞의 책, “一日因山中芟除草木, 以瓦礫擊竹作聲. 俄失笑間廓然惺悟. 遽歸沐浴焚香遙禮潙山. 贊云:
和尙大悲恩逾父母, 當時若爲我說却, 何有今日事也. 仍述一偈云: 一擊忘所知, 更不假修治, 動容揚古
路, 不墮悄然機. 處處無踪迹, 聲色外威, 儀諸方達道者, 咸言上上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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