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P. 70

이 매년 생기는 것도 아니어서 제
                                             작은 한정적이다. 최근 그는 삼척
                                             삼화사 수륙제 의식구 일체를 제

                                             작했다.

                                               고윤학 장인에게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모두가 똑같이 귀하고 정

                                             성으로 빚은 부처님들이지만 그
          사진 12.  손길이 많아질수록 고운 부처님이 탄생된다.
                                             래도 특별하다면 수타사에 모신
          부처님이라고 한다 (사진 11). 수타사에서 평생 자란 은행나무를 수타사의

          부처님으로 모시게 되었는데 그건 좀 의미가 남달랐다고 한다.

           “수타사에서 생겨난 은행나무는 매일 그곳에서 부처님 경전 들으며 절
          밥 먹으며 자라다가 만년을 갈 부처가 된 거예요. 하! 나무로서 이 이상의
          행운이 어디 있겠어요.” 수타사의 은행나무에 한 조각 한 조각 망치질로

          비로소 부처님의 형상을 드러냈을 고윤학 목조각장의 두 손이 그제야 눈

          에 들어온다. 이리저리 상처 나고 거친 손등이 그간의 고단한 세월을 말해
          준다 (사진 12).
           그의 작업장 마당에는 크고 작은 목재들이 쌓여 있다. 자연에서 와서

          불전佛殿으로 돌아가는 나무의 일생이 제일 행복하지 않겠느냐는 장인의

          맑은 미소가 편안해 보인다. 평생을 나무와 함께한 장인에게서 나무향이
          배어난다. 그의 손에 상처가 많아질수록 고운 부처님이 탄생하고, 그가
          빚어내는 부처님이 많아질수록 그는 더욱 부처님의 향기를 닮아가는 듯

          하다.



          68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