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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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지질 않았네[幾多毛病未曾除].”라 하였고, 서序에서도 “완고한 마음이 아
             직도 드세고 야성이 그냥 그대로 남아 있네[頑心尙勇 野性猶存]. 온순하고 부
             드럽게 하고자 하거든 반드시 채찍질을 가해야지[欲得純化 必加鞭楚].”라고

             한 것이다. 즉 이제 본성을 찾았지만, 아직 번뇌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

             으므로 더욱 열심히 수련해야 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면 득우 벽
             화와 함께 게송을 보자.



                  갈진정신획득거 竭盡精神獲得渠

                  심강역장졸난제 心强力壯卒難除
                  유시재도고원상 有時纔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 又入煙雲深處居




                  온 정신 다하여 그 소를 붙잡았지만
                  힘세고 마음 강해 다스리기 어려워라.
                  어느 땐 고원 위에 올라갔다가

                  어느 땐 구름 깊은 곳으로 숨어들고 만다네.



               “마침내 자기와 세계를 잊어 일체가 모조리 없어졌을 때 홀연히 나타난
             소. 그러나 예부터 젖어 온 기질을 모두 없애기는 어렵구나. 어떤 때는 자

             기도 없고 부처도 없고 세계도 없는 명백한 곳에 이르고, 어떤 때는 다시

             대상이 분분하게 일어나는 곳으로 들어가는구나.”로 게송을 풀이하기도
             한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이것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남을 통

             해서가 아니라 직접 자신을 통해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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