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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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은해사 대방 외부 벽화 목우.
해야 한다. 망념이 별안간 일어나면 이를 없애고 또 없애 무위에 이르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구경究竟이 이뤄지는 것이다. 천하의 선지식이 깨달은 후
에 하는 목우행이라는 것이 이것이다.”
이를 벽화로 나타낼 때는 소에 고삐를 물리고 돌아오는 모습으로 그려
지는 예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은해사 대방의 벽화에서 같이 유유히 앉아
서 소가 풀을 뜯어 먹는 것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사진 2). 이에 대
한 게송을 보자.
편색시시불리신 鞭索時時不離身
공이종보야애진 恐伊縱步惹埃塵
상장목득순화야 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 羈鎖無狗自逐人
채찍과 고삐 잠시도 떼어놓지 않음은
제멋대로 걸어서 티끌세계 들어갈까 두려운 것
서로 잘 이끌고 이끌려 온순해지면
고삐 잡지 않아도 제 스스로 사람을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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