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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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오진 선사는 이 법문을 어떻게 평했는가?
           대수와 수산주 두 분 다 천하의 대 선지식이니 절대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그 말씀이 잘못될 리가 없단 말입니다. 그런데 왜 그 말이 서로

          상반될까요?

           “무너진다고 하든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든지 이것이 실지에 있어서
          안팎이 아니고, 털끝만큼의 간격도 없어서 항상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더
          라.”고 도오스님은 평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도오스님의 평이 의리義理에

          흐른 경향이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절대 말을 좇아 이치를 따져 말씀하

          신 것이 아닙니다. 오직 대수스님과 수산주의 법문을 깨쳐야만 도오스님
          의 법문도 바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도오스님의 평에 내 또 한마디 붙이
          겠습니다.




              착어
              만약 한 자리에서 자지 않으면[若不同床睡]

              어찌 이불에 구멍 났음을 알리오[焉知被底穿]



           한 이불 밑에서 같이 자 본 사람만이 그 이불 속에 난 구멍을 알 수 있습
          니다. 한 이불 밑에서 자 보지 않았다면 그 속에 구멍 난 것을 어떻게 알겠
          습니까? 나의 이 말이 앞의 법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

          르지만 도오스님의 법문 전체를 거두어 표현한 말입니다. 그 뒤 백운병 선

          사는 대수와 수산주의 법문을 어떻게 평했는가?


              염

              백운병 선사가 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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