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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旨 언외현지言外玄旨이니, 말을 따라 쓸데없는 알음알이를 내어 정식情識의
          소굴에 들어가면 끝내 모르고 맙니다. “무너진다.”고 하면 무너지는 곳으
          로 따라가고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면 무너지지 않는 곳으로 따라가서는

          이 뜻을 절대로 모르고 맙니다. 그러니 오직 깨치는 방법 이외에는 이를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선 “실지에 있어서 크고 깊은 못 속에서는 나래를 들기 어렵고,
          말이 아무리 잘 달린다고 해도 바람을 따라잡는 그런 말은 없더라.”고 말

          씀했습니다. 이 말씀이 대수스님과 수산주가 “무너진다.”, “무너지지 않는

          다.”고 하신 법문의 뜻을 분명히 드러낸 말씀입니다. 그럼 백운스님의 법
          문에 내 또 한마디 붙이겠습니다.



              착어

              깊은 아비지옥에서 백호광을 놓으니[阿鼻深獄放毫光]
              고통 받는 중생들이 금대金臺에 앉는구나[受苦含靈坐金臺]



           저 무간지옥은 죄 많은 중생들이 죗값을 치루는 곳인데, 어떻게 그곳에

          서 방광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백호광을 놓는다고 했습니다. 또 그러자
          고통 받던 일체 그 지옥중생들이 다 부처님이나 앉는 금대에 올라앉더라
          고 했습니다.




              결어
              대중들이여, 두 개의 칠통漆桶이 눈이 멀어서 무너진다 안 무너진
              다 하여 마을의 남녀를 어지럽혀 지옥에 들어가기 화살같이 하니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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