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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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스님과 비룡스님이 종정 서옹스님의
             편지를 가지고 직접 원적사로 찾아와서
             종단이 어려운 상황이니 서울로 가서 총
                                                   사진 3.  1975년 서암스님 총무원장 취임 기념으로
             무원장을 맡아 달라 간곡히 말씀하시어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찍은 사진(앞줄 왼쪽
                                                        세 번째 서암스님, 그 옆이 종정 서옹스님).
             하는 수 없이 조계사로 와서 총무원장을
             하게 되었다 한다.
               그러나 당시 총무원 상황은 참으로 어려웠다. 전임 총무원장이 비리로

             구속되어 있었고, 종정 서옹스님 측근에는 모사꾼들이 득실거렸다. 그런

             현실에서 서암스님은 서옹스님을 모시고 종단을 바로 세워 보려고 봉암사
             수좌들을 서울로 오라 해서 소임을 맡긴 것이다. 조계사 주지에 휴암스님,
             고우스님에게 재무를 맡겼다.




                어려운 조계사 운영과 살림을 일신하다


               당시 조계사는 별 수입도 없었고, 신도도 많지 않았다. 대처승을 종단

             밖으로 내보낸 정화 뒤 비구승 중심으로 종단이 운영되었으나 출가하여 참

             선 수행만 하던 비구승들이 종단과 사찰 소임을 맡아 운영하려니 미숙하
             기 짝이 없었다. 거기에 더하여 문중과 본사 사이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니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니 종단 소임자들도 수시로 바뀌었고, 조계사

             주지도 역시 그러했다. 그래서 조계사 주변의 불자들도 조계사에 정을 붙

             이고 시주하거나 봉사하는 이가 많지 않았다. 심지어 조계사 소임 스님들
             도 밤이 되면 양복을 입고 외출하거나 술집 출입을 하여 승풍이 타락하니
             뜻있는 불자들의 불신과 지탄을 받고 있었다.

               이런 현실을 잘 아는 서암스님과 고우스님 등 수좌들은 조계사 운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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