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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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이라 하겠다. 따라서 『단경』에서는 궁극적인 불도의 목적을 ‘성불’로
설정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여래선’을 최고의 경지로 설정하는 것이 당연
하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단경』의 사상을 통관하면 결코 『능가경』의 사상
을 받아들였다고 보기는 힘들며, 또 교학에서 설하는 ‘여래지’를 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러한 『단경』의 사상을 계승한 마조도일도 또한 다음과 같
이 ‘여래청정선’을 제창한다.
“미혹함은 바로 자가본심自家本心에 미혹한 것이고, 깨달음은 바로
자가본성自家本性을 깨닫는 것이다. 한 번 깨달으면 영원히 깨달아
서 다시 미혹하지 않는다. 마치 태양이 떠올랐을 때 어둠과 합하지
않는 것과 같이 지혜의 태양이 떠오르면 번뇌의 어둠을 갖추지 않
는다. 마음과 경계를 요달하여 망상이 발생하지 않으니 바로 무생
법인無生法忍이다. 본래 있음이 지금 있으니, 수도와 좌선을 빌리지
않으며 닦지도 좌선하지도 않음이 바로 ‘여래청정선’이다.” 7)
마조의 이러한 ‘여래청정선’에 대한 개념도 앞에서 인용한 『능가경』의 ‘여
래청정선’과는 차별이 존재한다. 마조가 설하는 ‘여래청정선’은 무수무증無
修無證의 취지가 가득한데, 이는 마조의 ‘도불용수道不用修’와 관련되어 이
해해야 할 것이고, 그 바탕에 ‘돈오’가 개입되어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마
조의 재전再傳 제자인 황벽희운은 또한 다음과 같이 논한다.
6) 앞의 책(大正藏48, 340a).
『
7) 江西馬祖道一禪師語錄』(卍續藏69, 3b), “悟卽悟自家本性. 一悟永悟, 不復更迷. 如日出時不合於
暗, 智慧日出, 不與煩惱暗俱. 了心及境界, 妄想卽不生, 妄想旣不生, 卽是無生法忍. 本有今有, 不
假脩道坐禪, 不脩不坐, 卽是如來淸淨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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