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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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해인사 원당암 선불당 벽화, 입전수수.
입전수수는 중생제도를 위해 자루를 들고 자비의 손을 내밀며 중생이 있
는 곳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렸다. 즉 이타행利他行의 경지에 들어 중생제도
에 나선 것을 비유한 것이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면 원은 최초로 돌아옴으로써 완결된
다. 입전수수에서는 다시 마을로, 중생들 속으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그려
서 이를 나타내고 있다.
심우도의 각 단계가 비단 궁극적 경계에만 국한하지 않더라도 일상 속
의 모든 일을 완성해 가는 단계와도 상통하고 있다. 따라서 위로는 깨달음
이라는 것에서부터 아래로는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을 완성해 가는 과정
에 이르기까지, 즉 주변에서 그 중심에 이르는 것에 대한 가르침이 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고경 독자님들과 함께 불화에 이어 벽화의 의미와 상징들을 살
펴보는 행복한 여정을 이어왔습니다. 이제 심우도의 입전수수로 회향하게
되면서 그간 벽화를 찍으러 사찰을 찾아다니고 사진을 선별했던 시간이 새
삼 정겹게 떠오릅니다. 원고 게재과정에서 배려와 고견을 아끼지 않으신
편집진에 감사드리고 독자님들의 심중소구를 남김없이 이루시길 기원하
면서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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