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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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한 생각 한 생각이 오
                                                 히려  소의  모습  아니었던
                                                 가? 보지 않으면 안팎을 함

                                                 께 보지 않고, 보면 전체를

                                                 보나니 기이할 것 아무것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이네. 라는 의미로 풀어 볼

                                                 수 있다.

                                                   반본환원은  있는  그대로
                                                 의 수록산청水綠山靑 산수 정
                                                 경을 그렸다. 이는 『오등회

                                                 원五燈會元』에 나오는 청원

                                                 유신靑原惟信의 장章에, “아
                                                 직 참선하지 않을 때, 산을
                                                 보면 산이요, 물을 보면 물
          사진 3. 송광사 벽화, 반본환원.
                                                 이었다. 나중에 참선을 하

          고 깨달음을 얻은 뒤에 산을 보니 산이 아니요, 물을 보니 물이 아니게끔
          되었다. 그런데 이제 마지막 궁극적인 자리를 알고 나서 다시 산과 물을 보
          니 여전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는 구절이 좋은 참고가 되겠다.

           다시 말해서 본심은 본래 청정하여 아무 번뇌가 없어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얻었음을 비유한 것이다. 반
          본환원 벽화는 이렇게 순수한 공空일 때 있는 것은 무엇이나 진실이 된다
          는 가르침을 시각화해 놓은 것이다. 즉 “나무는 산을 흉내 내지 않고, 흐르

          는 물은 붉은 꽃을 질투하지 않는다.”라는 구절과 같이 나무와 꽃들, 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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