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2년 12월호 Vol.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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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이라 중국에서도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현장(602~664)이 불법을 가지고 645년 당나라로 돌아오면서 당나라의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불법에 매달렸습니다. 신라의 원측(613~696)과 중국
의 규기(632~682)가 현장의 수제자로 이름을 날렸던 절이 바로 대자은사입
니다.
고대 중국 사회에서 승려들은 종교적 이념을 통해 거대한 에너지를 가
지고 경전을 얻으려 머나먼 인도까지 갔다 왔습니다. 당나라 승려 현장의
만리역정萬里歷程은 영원한 촛불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10년 동
안 스승을 찾아 전국을 누볐기 때문에 ‘불가佛家의 천리마’로 칭찬받았던 현
장은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사막에서 백골과 말똥의 흔적을 따라 혈혈
단신으로 사막을 건넜습니다. 17년 동안 5만 리를 걷고 110국을 거쳤습니
다. 현장과 같은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 역사에도 없습니다.
현장과 그의 제자들은 11년에 걸쳐 40여 부의 경전을 한역하였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반야심경般若心經』입니다. 『반야심경』은 모두 260자
로, 불교의 기본적인 사상을 간결하게 정리하였기 때문에 요약 경전이라
불립니다.
현장이 인도로 갈 때에 악귀들에게 둘러싸인 적이 있습니다. 관음보살
을 염했지만 도무지 효과가 없었는데 『반야심경』을 외웠더니 악귀들은 두
1)
려워하는 소리를 내면서 쏜살같이 도망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불
교신자라면 종파에 관계없이 누구나 다 도움이 필요할 때 외우고 있는 경
전이 바로 『반야심경』입니다.
1) 『般若心經貫義』 卷一, 弘贊(明代) 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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