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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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꽃이 만발한 봉은사를 구경하고 돌
                                       아오는 배 안에서 시 한 수를 지었다.
                                       중종의 정릉을 이장할 때 경기도 관찰

                                       사로 있으면서 대여大輿가 한강을 건너

                                       는 선창船艙을 설치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진 4. 봉은사 옛 모습. 사진 불교신문.     파직되기도 했지만(사진 4).



              東湖勝槪衆人知 동호승개중인지

              楮島前頭更絶奇 저도전두갱절기
              蕭寺踏穿松葉徑 소사답천송엽경
              漁村看盡杏花籬 어촌간진행화리

              沙暄草軟雙鳶睡 사훤초연쌍연수

              浪細風微一棹移 낭세풍미일도이
              春興春愁吟未了 춘흥춘수음미료
              狎鷗亭畔夕陽時 압구정반석양시




              동호의 절경은 이미 모두 알건만
              저자도 앞 풍광은 더욱 빼어나구나.
              바람 부는 절 찾아 솔숲길 걸어 지나노니

              강촌마을 울타리에는 살구꽃이 흐드러졌다.

              반짝이는 모래밭 여린 풀숲에는 솔개 한 쌍 졸고
              잔물결 살랑이는 바람 속으로 배 하나 노저어간다.
              봄날의 흥취와 수심은 아직 다하지 않았는데

              압구정 있는 언덕엔 해가 벌써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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