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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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연명의 정신세계를 연상케 하는 박지화 선생이 지은 시는 일품이다.
             마음이 편할 때 읊조릴 수 있는 글이다.
                  孤雲晩出峀 고운만출수
                  幽鳥早歸山 유조조귀산
                  余亦同舟去 여역동주거
                  忘形會此間 망형회차간
                  저녁 구름 외로이 산마루에 흘러가고
                  숨어 있던 새는 일찍 산으로 돌아가네.
                  나도 배와 함께 흘러가노니
                  그 사이에 나의 몸도 잊어버렸다.
                낙향하는 퇴계선생이 하직인사를 나누던 절
               퇴계선생은 벼슬길에서 수없이 사양을 하며
             진퇴를 반복하다가 명종이 죽고 선조가 즉위하
             자 바로 「성학십도聖學十圖」를 바치고는 두 달
             반 뒤, 1569년 3월 3일 밤, 만류하는 선조와 밤
             을 새는 독대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귀
             향길에 올랐다. 많은 관리들과 성안의 선비들
             과 백성들이 아쉬워하며 마지막 송별에 몰려나
             왔다(사진 5).                                    사진 5.  퇴계선생이  1568년
                                                               12월  선조에게  올린
               평생 선생을 존경해 온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                        성학십도聖學十圖.
                                                                         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