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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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게 하고, 삶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때로 음식을 통해 어
          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며, 엄마의 정성어린 마음까지 느끼게 됩니다. 그
          런 점에서 음식은 과거를 회상하는 그리움이기도 하고, 미래의 추억을 만

          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코너를 통해 시를 쓰듯이, 노래를 부르

          듯이, 호흡을 가다듬고 명상을 하듯이 사찰음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조리서 속의 채소음식과 발효음식




           음식을 공부하고 사찰음식과 한국전통음식을 익히는 과정에서 우리민
          족은 식재료를 다루는 방법의 차이에서 아주 민감하게 미각의 차이를 포
          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썰고, 찧고, 다지고, 부수는 과정에서 맛

          이 달라지기도 하고 맛이 바뀌기도 하고 조화로워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

          아차린 모양입니다. 제가 소개하는 음식을 읽다가 입맛이 살아나고 고소한
                                         기름내가 진동하며, 밥 짓는 향기까
                                         지 고스란히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식탁이 향기 나는

                                         밥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철음식을 소개하고자 할 때 저
                                         는 가장 먼저 「농가월령가」를 참고하

                                         곤 합니다. 「농가월령가」는 1년 열두

                                         달, 다달이 힘써야 할 농사일과 철마
                                         다 알아 두어야 할 농사일이나 풍속
                                         및 예의범절 등을 운문체로 기록한
          사진 2.  향반香飯. 향반은 『유마경』에 나오는 표
              현으로 향기 나는 밥이라는 뜻이다.        월별 농가農歌입니다. 조선 후기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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