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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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는 가슴팍쯤 높이의 해당화가 십리 길에 쭈욱 있어서 유명했습니다.
‘명사십리 해당화’가 있는 곳이 바로 거기입니다.
▶ 명사십리 해당화라는 노랫말이 나온 곳이군요?
내가 자랄 때만 해도 거기는 군사시설이었어요. 일반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진짜 명승
지였습니다. 그 옆에 원산 시가지를
끼고, 오른쪽에는 한국에서도 손꼽히
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송
도원松濤園’이라는 곳인데, 그곳이 유
명한 이유는 해수욕장의 수심이 얕아
사진 3. 1940년대 원산 송도원해수욕장 풍경. 요. 긴 곳은 약 3백 미터까지 수심이
천천히 깊어가는 그런 곳이었어요.
그러니까 깊은 곳까지 들어가려면 물속으로 한참 걸어야 했지요. 해수욕
장으로는 대단히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삼월 삼짓날이 생일이 된 사연
고향 생각하면 그곳이 제일 추억에 남아요. 인터뷰를 시작하며 태어난
고장 자랑 좀 했네요. 저는 그런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인걸人傑은 주위의
환경에 많이 좌우됩니다. 나는 그런 고장에서 태어나 구김살 없이 자랐어
요. 저는 1931년생, 우리 간지로는 신미생으로 흔히 말하는 양띠에요. 호
적상에는 생일이 3월 3일이지만 실제 내가 태어난 날은 양력으로 9월 13
일이고, 음력으로는 팔월 초이틀이에요. 그런데 왜 호적에 그렇게 올라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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