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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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한 할아버지가 냉면집 주인이었는데, 딱 입구에 카운터처럼 된 곳에 앉
             아서 손님 오시면, 부엌 향해서 “몇 그릇 섞어라.” 이러고 앉아 계셨어요.
             언젠가 가니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그러더라고요. 스님네들도 여기 들리는

             데, 스님네들 주문할 때 “엎어말이 하나요?” 하고 들어가신다는구만요. 그

             렇게 하면 주인도 알아서 주방을 향해 “엎어말이 하나요.”라고 한답니다.
             엎어말이가 뭐냐면. 그릇에 냉면 넣을 때, 밑에 여러 가지 것을 넣는 거야.
             여러 가지면 그거, 알지요? 하하하.



             ▶ 하하 재미 있군요?

               그런 거 안 들어간 냉면을 ‘민
             자’라고 그럽니다. 민자를 턱 올

             려놓고 육수 국물을 부어 가지고

             내 온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겉
             보기에는  뭐  아무렇지도  않지
             요. 먹는 사람은 밑에 놓인 것을

             섞어가며 자연스럽게 먹는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사진 7. 구술하고 계신 인환스님.
             는 냉면을 참 많이 먹었어요. 한
             겨울에도 아주 차가운 걸 먹고 그랬지요. 그러다가 피난 내려와서 부산까

             지 왔더니 광복동이 번화가의 중심이었어요. 그 뒷골목에 일본식 가옥 2

             층 전부에 원산냉면이라고 하는 간판을 내건 냉면집이 있더라구요. 눈이
             번쩍 뜨여서 가 봤더니, 역시 원산에서 냉면을 하던 집이 피난 내려와서 영
             업을 하더군요.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가서 냉면을 먹곤 했지요. 그 집이

             지금도 영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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