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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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잡은 것처럼, 불교심리학에서는 마음을 주제로 잡게 된 것이다. 서구
심리학이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하면서 마음을 연구대상에서 제외했다. 반
면 불교는 마음에 대해서 어떤 학문과 종교보다 광범위한 자료를 축적하
고 있다. 마음이 학문적 대상이 될 수 있고 생산적이라는 점은 불교심리학
이 마음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는 이유가 된다. 여전히 유효하고 효과적
이기 때문에 마음을 주제로 다루는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주제적으로 다룰 것인지를 세 가지 정도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먼저 불교에서 심리 또는 마음의 요소를 추출하는 경우, 둘째 불
교를 심리 또는 마음의 관점에서 보는 경우, 셋째 마음의 관점에서 불교를
새롭게 보는 경우가 가능하다. 기존의 연구가 첫 번째 관점에서 이루어졌
다면 두 번째, 세 번째 관점으로 갈수록 불교심리학의 독자성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불교사를 마음의 관점에서 구분하는 것, 불교철학을 마음의 관
점에서 해석하는 것, 불교의 개념을 마음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이 이
러한 작업이 될 것이다. 이는 마음을 다루는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한 마음을 어떤 관점에서 연구할 것인지에 따라서 불교심리학을 불교마음
학, 불교심소학, 불교심리치료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불교심리학 가운데 불교마음학(Buddhist mindology)은 마음 자체를 다루
는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원래 가지고 있는 모습, 특징, 본성
은 불교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고, 불교사적으로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
므로 둘과의 연관성하에서 다루어진다. 마음의 원래 모습을 제시하는 것
은 또한 마음이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교마음학은 이론
적인 동시에 목표를 제시하게 된다.
불교심리학은 그 자체가 하나의 학문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불교
심리학의 주제인 마음은 존재의 일종이므로 불교철학에서 다루는 존재,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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