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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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이때 도를 닦는 것은 심리치료라는 작업보다 고원하지만 심리치료
의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교에서 심리치료는 상담 또는 명상보다 넓은 범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처음 불교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불교심리학의 분류를 시도
하였다. 처음 불교심리학(Buddhist Psycholog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
주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나는 불교학 가운데서도 중관학을 전공했다.
이제 불교학만 하면 되겠거니 하면서 불교학 연구에 매진하려고 했다. 부
처님께서 공부를 더 시키려고 해서 그런지, 발령을 불교상담학 전공으로 받
았다. 이때부터 불교상담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특히 처음 불교상담을 접하는 원생들에게 불교상담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리고 보통 학생들의 첫 질문이 “교수님, 저는 불교도 모
르고 상담도 모르는데 불교상담을 공부할 수 있을까요?”라는 것이었다.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불교를 매우 광범위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편이 “불교는 넓은 것이 사실이지만 불교
가운데 불교심리학은 불교의 한 분야일 뿐 이것은 한 학기 강의만 들으면
되고, 이를 토대로 불교상담을 시작할 수 있다.”고 다독였다. 학생들은 매
우 만족하였지만 이제부터 나는 불교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정립해
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불교심리학에 대한 정의와 영
역을 구상하게 되었다.
심리학과 심리치료의 관계
학생들은 상담기법을 빨리 배우고 싶어 한다. 상담의 메뉴얼과 메커니
즘을 배우고 싶어 한다. 상담은 일종의 프랙티스이기에 이론보다는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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