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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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찰에 의하면 미국은 1844년을 시작으로 1893년 시카고 세계종교
회의로, 불교가 미국에 널리 알려졌고, 1950년대 비트 세대(Beat Generation)
에 의한 선의 대유행, 2000년대 마인드풀리스(Mindfulness) 명상 확산, 이
렇게 대략 50년 주기로 큰 변화가 있었다.
자발적 담론의 시작과 오해
미국에 불교전파의 특징 중의 하나는 불교가 없는 지역에 스님들이 들
어가서 포교를 한 것이 아니라 불교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에 의해 자발적
으로 불교에 대한 담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담론은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주도하였고, 기독교적 세계관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수십 년에 걸친 오랜 기간 동안 이들은 “붓다의 가르
침은 무신론적이고, 허무주의적이며, 비관주의적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즉 이들은 붓다의 가르침이 인간의 타고난 종교적 성향의 본질을 놓고,
기존의 관점과 모순된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불교가 처음으
로 퍼졌고, 계속 성장한 점을 해명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들은 불교가 인
도에서 급속하게 널리 퍼졌고, 그 가르침을 따르는 세계 인구가 반 혹은 그
이상에 이르기까지 계속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거듭 상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붓다에 대한 긍정이 증가하였는데 붓다는 존경
할 만한 자질과 성공적 개혁을 인정하면서, 붓다를 루터와 같은 부패된 종
교와 사회체제의 개혁가로 묘사했다. 이를테면 불교를 ‘인도의 개신교’로
제시했다. 루터가 카톨릭의 개혁 속에서 종교적 문제를 처리하며 평등주
의 정신을 표현했듯이, 붓다도 인도의 종교적 전통을 쇄신하고 동시에 억
압적인 카스트 제도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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