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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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야 된다고 하셨습니
다. 이튿날부터 본격적으
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가
운데 앉은책상 하나 놓고
마주앉아서 옛날식으로 할
아버지가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하면 병
사진 1. 19세기 말 원산 지도(규장각도서 소장).
아리 어미 쫓듯이 외웠지
요. 그래 가지고 처음에는 한 쪽이니까 그게 사사 십육, 열여섯 자가 될 거
예요. 그걸 배우고 나서 “내일까지 달달 제대로 외워 오너라.” 하시고. 그
이튿날 가서는 앞에서 책 덮고 어제 배운 거 그대로 외우고, 그 뜻이 뭔지
도 모른 채 배운 대로 풀이하고요. 그렇게 해서 이제 합격점이 되면 “음~
됐다.” 하셨지요.
할아버지가 앉은 한쪽에는 대나무 회초리 하나, 한쪽에는 작은 접시에
눈깔사탕이 있었어요. 그때 눈깔사탕이라고 그랬지요. “외워봐라.” 그러시
면 잘잘잘 외우면 “됐다.”하고는 그날 배울 거 일러주시고, 나갈 때 “옛다.”
하고는 눈깔사탕 하나 주셨지요.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과자 종류가 흔
하지 않고 많지 않을 때였지요. 그 눈깔사탕 하나면 어렸을 때는 하늘을 딴
거 같이 기분 좋았지요. 저녁 먹을 때까지 그게 살살 녹을 때까지 물고 장
난하고 놀고 그랬어요.
할아버지의 회초리
그런데 어느 날인가는 집에 있는데 밖에서 꽹과리에 장구소리가 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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